사용악기 : 큐베이스 내장악기(Groove Agent SE, HALion Sonic SE), Sylen
요즘 들어 제 안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온전히 혼자 내던져진 기분 속에서, 나를 다듬고 나아가게 할 사람은 스스로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싱송이나 작곡 전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관련한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았고,
그저 고3 시절 얼추 비슷하게나마 써본 발라드 두 곡과 욕심만 가진 채 대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보컬 전공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모자란 나의 노래 실력, 다들 어디서 한 가닥씩 하고 온 것 같은 동기들.
제 마음이 작아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우선 부딪히고 보기로 했습니다.
방학 기간을 홀로 큐베이스와 함께 하고, 수업에서는 보컬 역할이 조금 빠지게 되더라도 작곡이나 미디에 관한 열망을 내비쳤습니다.
기악 친구들에 비하면 심히 부끄럽고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으나 그때는 부끄러운 걸 잴 때가 아니었습니다.
동기들이 보통 카피곡을 실연하는 연주 수업에서는,
편곡이라도 해보고 싶어 혼자 모자란 실력으로 편곡한 가이드를 세션들에게 보내며 섭외했습니다.
단체로 작곡하는 수업에서는 나서서 작편곡을 도맡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던 저는, 부족하더라도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이에 졸업과 동시에 유통사와 직접 계약하여 혼자 음원을 발매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모든 시도는 제 가치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시기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무언가를 포기한다거나 손에서 놓는 게 불가능했고,
제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끝까지 파고들며 자책하는 성격이었습니다.
노래, 목소리, 외모부터 내면까지 어느 하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오디션이나 대회에서 한번 미끄러지면 다시 도전할 마음을 먹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어딘가에 지원하려면 음원이나 영상같이 실재하는 나의 작업물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당당하게 내밀 수 있는 수준이 못된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나라고 인정하면서부터는 다릅니다.
저는 서서히 제 스스로가 모자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설령 이 곡이 악기에 능숙한 분들에게, 작곡을 전공한 분들에게는 엉성하게 들리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저는 지금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제 또래의 모두를 생각하며 이 가사를 썼습니다.
우리는 면접에서 떨어져도, 시험을 망쳐도, 공연에서 실수하고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그대로 우리입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을 때도, 느리게 출발한 것 같을 때도,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히 내장악기들을 써보고 싶어 시작했던 이 곡은 사랑노래도 되었다가, 연주곡도 되었다가,
많은 수정을 거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 모든 생각을 담았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같은 혼란함을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공감이 되는 곡을 쓰고 싶습니다.
지원동기는 이번에 일렉기타에도 욕심이 생겨서 스쿨뮤직에서 구매하게 된 데서 시작합니다.
고등학생 때 어쿠스틱 기타도 스쿨뮤직에서 장만했는데, 개명해서 아이디 새로 만든 김에 이거저거 찾아보게 됐습니다.
원래 이런걸 잘 찾아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이 타이밍에 들어와 장학생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것만해도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솔직히 비틀즈의 나라라는 타이틀 반칙 아닙니까. 너무 가고 싶습니다. 진짜로. 사람을 이렇게 홀리시네요.
김 사면 악기 주다가 이번엔 맛다시 사면 악기 주는 곳으로 남아버린 스쿨뮤직에서 새로운 기억을 남기고 싶습니다.
길게 적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음악 하겠습니다!